[스타트업스토리] 에듀테크 기업 ‘데이원컴퍼니’

직장인 제2의 인생 설계 도우미

직장 실무교육 콘텐츠의 최강자…“노하우 배워 연봉 올리세요”

네이버ㆍ카카오ㆍ배달의민족 등
ITㆍ스타트업 리딩 기업 직원 활용
다양한 실무교육 온라인서 제공
작년 창업 10년만에 매출 1166억
미국ㆍ일본 등 글로벌 진출도 성과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2022년 통계청 조사 기준으로 한국인은 평균 82.7세를 산다. 31세에 첫 직장에 취업해 51세에 퇴직한다. 그 사이 평균 3.4회 이직한다. 근무하는 20년간 이직이든 승진이든 실력을 쌓아야 커리어도 성장한다. 은퇴 후 20년간 제2의 인생을 살 때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된 시대다.

문제는 정규 교육 과정을 마친 이후에는 마땅히 배울 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다. 요즘 화두인 생성형 인공지능(AI)만 봐도 그렇다.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뺏길까 고민하는 직원도, 인공지능으로 효율을 높여볼까 계산하는 경영진도 일단 배우는 게 먼저다. 직장인의 연봉을 올려주는 콘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가 탄생한 이유다.


업계 유명 실무자가 직접 가르치는 콘텐츠로 사용자의 활용도와 만족도를 높이는 게 특징이다. 사진은 강의 화면. /사진: 데이원컴퍼니 제공



▲당장 업무에 필요한 기술 공유


데이원컴퍼니는 2013년 4명으로 출발해 현재 460여명 조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 1166억원을 달성했다. 창업 후 지금까지 역성장이 한 번도 없을 만큼 승승장구 중이다. 회사가 크면서 교육 콘텐츠를 이용한 고객도 성장했다. 취업 보장 과정을 수료한 수강생은 100% 직장과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데이원컴퍼니가 성공한 비결은 출발부터 다른 공식을 지향한 점이 컸다. 기존의 직무 교육은 국가에서 교육비를 지원하는 기업 대상(B2B) 교육이 전부였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당장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곳은 없었다. 출석률 80%만 통과하면 고용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수준의 강의가 전부였다.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는 “본인 돈 180만원을 내고 10주, 30시간 과정을 들을 사람이 있을지 처음에는 당연히 고민이 있었다”며 “기업과 개인, 정부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패스트캠퍼스’ 사업을 오프라인 위주로 시작했고 많은 기업이 교육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2018년부터 온라인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패스트캠퍼스는 달랐다. 데이원컴퍼니는 철저하게 고객에게 팔릴 만한 강의 콘텐츠를 발굴했다. 해당 시점에 현업 종사자들이 가장 궁금하고 필요한 직무 능력을 찾아냈고, 이를 선도하는 기업의 실무자를 강사로 세웠다. 2016년 모바일과 웹 개발이 한창일 때 UX(사용자 경험)ㆍUI(사용자 환경) 디자인에 대한 교육 수요가 폭발했다. 이때 패스트캠퍼스는 당시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네이버와 카카오의 담당 팀장, 팀원이 가르쳐 주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다. 개발자, 디자이너, 심리학 전공자인 실무자들은 UXㆍUI 디자인을 다각도에서,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공유했다. 이후 프론트엔드 개발 붐이 일자 업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는 배달의민족에서 일하는 담당자를 찾아 교육 콘텐츠로 만들었다.

2019년에는 패스트캠퍼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콜로소’ 사업을 시작했다. 콜로소는 자영업자, 창업 준비생,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베이킹,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교육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주로 도제식으로 배우는 분야에 집중했다. 인체 드로잉의 대가인 석정현 작가, 52만 구독자를 보유한 베이킹 유튜버 자도르, 마블코믹스 시리즈를 작업한 김락희 일러스트레이터 등에게 직접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

경쟁력 있는 콜로소 강연은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했다. 2021년 미국과 일본에 진출해 지난해 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일러스트와 디자인 드로잉 강의가, 미국에서는 영상과 3D 모션 그래픽 분야 강의가 인기다.

이 대표는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은 연봉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교육 분야에서 유일하게 성인 교육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면서 “해외에 공급하는 콘텐츠 절반은 한국 콘텐츠이고, 번역 더빙과 자막도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초기 시간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가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안윤수기자 ays77@



▲4개 CIC 운영…최적 솔루션 찾아


데이원컴퍼니는 4개 사업부를 사내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으로 운영한다. 패스트캠퍼스와 콜로소, 디지털 취업 연계 교육 ‘스노우볼’, 성인 어학 교육 ‘레모네이드’는 저마다 독립 운영방식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간다.

레모네이드의 성장 과정을 보면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하는 데이원컴퍼니의 운영방향이 고스란히 담겼다. 처음 레모네이드는 오프라인에서 외국어 강사와 1대1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어학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대화라고 판단해서다. 레모네이드 사업부는 ‘어떻게 꾸준하게 공부하게 할까’를 계속 고민했다.

이 대표는 “1회당 4만∼5만원을 평생 내면서 꾸준히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학습지 형태로 바꿨고, 이 역시도 3회 정도 조정(피벗)을 거쳐 최종적으로 ‘가벼운 학습지’를 만들었다”며 “가벼운 학습지 이용자의 80% 정도가 완주하는데, 여전히 꾸준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서 포도 서비스가 나왔다”고 말했다.

포도 서비스는 월 정액 수업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원어민과 온라인으로 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다. 원어민 강사가 수업 준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유사한 교육 콘텐츠의 수익성을 좌우하는데, 레모네이드는 초기 오프라인에서 1대1 강의를 운영한 노하우를 적용해 원가 경쟁력도 확보했다.

스노우볼은 학생, 취업 준비생, 구직자가 디지털 직무를 배우는 콘텐츠다. ‘제로베이스’ 부트 캠프를 통해 매일ㆍ매주 단위로 학습 스케줄을 제공하고 1대1 코칭을 거쳐 매주 학습 미션을 수행하면 환급 보상이 주어진다. 평균 3∼7% 수준인 온라인 강의 완강률을 40%까지 끌어올린 비결이다. 프로그래밍 분야 프론트엔드 완주반은 평균 완강률이 54%에 달한다.

데이원컴퍼니는 한국의 직장인과 예비 직장인의 연봉을 높여주는 콘텐츠 노하우를 들고 해외로 나간다. 일본, 북미, 유럽 등 강의 콘텐츠에 돈을 낼 만한 개인이 많은 시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상위 레벨 강사는 지역별로 정해져 있어 선점하는 게 관건이고 패스트캠퍼스의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에서 선점해 제작한 콘텐츠를 다시 국내에 들여와 활용할 수 있다”면서 “정부와 기관이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B2G 공략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출처 및 기사 바로가기 : 대한경제